<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오늘 복음의 결론이자 요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재물이라는 '두 주인'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십니다.
이어서 세상 일에 대해서, 곧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관점 안에서만 예수님을 바라본다면 예수님께서는 세상 일에 대해서,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분이십니다.
경제도 어렵고 몸도 아픈데,
그래서 살아가기가 넘 힘들고 벅찬데,
그래서 죽고 싶은 심정인데,
아무 걱정을 하지 마라고 하시니,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고 하시니,
예수님의 말씀은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그러니까 무위도식(無爲徒食)하면서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본질에 더 충실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 우선적 관심을 두라는 말씀입니다.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들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두지 말고,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 먼저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것들도 곁들여 받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오늘'에 충실하라는 말씀입니다.
아직 내게 오지 않은 내일에 머물러 있지 말고, 오늘이라는 현재와 지금의 시간에 성실하게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의 말씀은 지극히 현실적인 말씀입니다.
우리의 성공과 아주 밀접하게 닿아 있는 말씀입니다.
굳건한 믿음 안에서
오늘 복음이 나의 삶의 자리에서 그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관습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복음을 전하는 수단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두려움 없이 이러한 것들을 재고하여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43항)
( 마산교구 영산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 )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