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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25 조회수 : 304

초등학교 때의 친구 한 명이 생각납니다. 이 친구는 운동신경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운동 경기에서 같은 편이 되면 이기기가 힘듭니다. 한 번은 축구를 하는데 같은 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골키퍼를 시켰습니다. 우리 편 구성원들의 실력이 상대방보다 월등하게 나았기 때문에 골문에 서 있기만 해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 팀이 5:4로 아깝게 졌습니다. 

우리는 공수가 완벽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분명히 우리 팀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골키퍼인 이 친구가 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골문을 비우고 점점 앞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아예 상대팀 골문 앞까지 오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골문을 자주 비워서 자그마치 5골이나 상대팀에 헌납하게 된 것이지요. 충분히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인데 말이지요.

이렇게 자기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겠지요. 공격수는 공격수의 자리에서, 수비수는 수비수의 자리에서, 골키퍼는 골키퍼의 자리를 잘 지켜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에서만 그럴까요? 우리 삶 안에서도 자기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들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보냅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진정으로 일치하여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기를 기도하는 날인 것입니다. 사실 남북이 갈라진 지도 벌써 69년째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자기자리를 지키는 것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의 자리에서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만을 드러내면서 자기자리에서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 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를 위해 주님께 우리 모두가 함께 마음을 모아서 기도하면서 자기자리를 지키면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지금 당장 해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따라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합시다. 평화 통일을 이루어서 흩어진 가족들이 한데 모여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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