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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28 조회수 : 264

물건 구입할 일이 있어서 어느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이 물건의 종류가 많아서 어떤 것을 구입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직원이 다가와서 말합니다. 

“사장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제게 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사장’이 아니라 ‘신부’니까요. 그런데 다시 한 번 “사장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닙니까?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뒤에 저를 향한 물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 복장이 아닌 클러지셔츠를 입고 있는 저를 보고서는 직원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장님! 신부님이신가 봐요.”

그런데 신부임을 알면서도 물건을 계속 설명하는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나라 취업 인구 중에서 26%가 자영업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났습니다. 그만큼 사장님이 많아서 남자가 오면 무조건 ‘사장님’이라고 말하라고 교육을 받았나 봅니다. 습관이 되었는지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이야기 중간에 계속 나오는 것입니다. 

“다음에 올게요.”라고 말하고는 그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신부인 제게 계속해서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손님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냥 습관처럼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습관처럼 대하는 마음, 형식적으로 대하는 마음에서는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모습에 대해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주님께 나아가고 있을까요? 그냥 습관처럼 “하느님!”만을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전혀 사랑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예수 성심 대축일로,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며 그 마음을 본받는 날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마음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오늘 복음은 착한 목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즉,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와 같이 주님께서는 당신 품을 떠난 죄인들을 보살피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진정성 넘치는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우리 역시 본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습관적이고 형식적으로 사랑을 말하는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웃을 향해서 또한 주님을 향해서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에 주님께서는 더욱 더 기뻐하십니다. 

특별히 오늘은 사제성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제들이 착한 목자의 모습으로 열심히 살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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