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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30 조회수 : 258

어느 기자가 50년 넘게 결혼생활을 하는 노부부를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오랜 결혼 생활에서 혹시 후회되는 것은 없느냐고 물었지요. 

“후회되는 것 많지. 그런데 상대를 고쳐보겠다고 낭비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몰라. 사실 고쳐보려고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몰라. 그러나 불가능하더군.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나도 대단한 사람은 아니야.’ 이때부터 고치려고 하지 않았지.”

이 할머니의 깨달음이 우리 모두의 깨달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계속된 판단으로 인해서 상대방을 고치려고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때 우리도 거울을 바라봐야겠습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저절로 납니다. 

‘나도 대단한 사람은 아니야.’

완벽하고 대단하지도 않은 존재이면서도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바꾸라고 말합니다. 상대가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옳음만을 드러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 역시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일 따름입니다. 사실 서로가 옳다는 인정 아래에서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상대방이 나보다 더 나은 점도 많다는 인정 아래에서 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정 없이 틀렸다는 부정에서부터 시작하니 대화가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지요. 

우리 모두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존재입니다. 단순히 성직자, 수도자의 삶을 살라는 부르심이 아니라, 사랑의 삶을 살라는 부르심입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인 단 한 명도 예외 없는 구원을 위해서 우리 모두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의 삶에 대한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고 있었을까요? 세상일에 대한 관심과 세상 것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서 우리들은 계속해서 남 탓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어떤 이에게 “나를 따라라.”라고 이르셨습니다. 그는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주십시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달라고 청합니다. 이를 주님께서는 매몰차게 거절하십니다. 그 어떤 것도 주님을 따르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가 되지 말고 오로지 하느님만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직접 보여주신 사랑의 삶을 살라는 부르심입니다. 하느님의 것이 아닌 다른 것에만 관심을 보이면 이 사랑을 실천할 수 없게 되면서 하느님을 따르지 못하는 이유만을 찾게 될 것입니다. 

대단하지 않은 내가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루는 완벽한 사랑. 이 사랑이 이 땅에 완성되길 주님께서는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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