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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03 조회수 : 257

살아가면서 제 마음에 큰 울림의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말씀 덕분에 삶을 바꾸어 나갈 수 있었고, 지금의 내 자신을 만들어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생각나는 분은 지금은 하늘 나라에 계시는 인천교구의 제2대 교구장 주교님이신 최기산 보니파시오 주교님이십니다. 

부제 때에 강론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컸습니다. 당시에 제가 준비할 수 있는 강론은 성경주석서를 필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지요. ‘내 자신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이 내용을 신자들이 어떻게 알아들을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만의 묵상 글을 신자들에게 강론으로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만 보였습니다. 그 어떤 것도 참조하지 않고 묵상 한 것을 강론으로 쓰면 두 줄이면 끝났습니다. 

이런 고민을 당시 신학교 영성담당 신부님(아직 주교품을 받기 전)이셨던 주교님께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당신의 묵상법을 말씀해주시는 것입니다. 끝기도를 바치면서 성찰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린다고 하십니다. 그러다보면 분명히 인상 깊은 일이나 생각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주님의 말씀과 연관 지어서 묵상하다보면,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신자들 편에서도 일상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기에 쉽게 받아들인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방법으로 20년 넘게 강론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예화는 제한적이어서 매번 쓸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하루가 한 번도 똑같은 적이 없음을 깨닫기에 아직도 할 말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주교님 생전에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주교님께서 그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강론이나 강의를 힘들이지 않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주교님 자신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끄심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한 사람의 변화를 위해 모든 것을 이용하고 계신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주님을 향한 믿음과 포기하지 않는 노력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성 토마스 사도 축일을 맞이합니다. 그는 주님의 부활 소식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하지요. 주님께서는 부활하시어 토마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주님께 대한 믿음만 있다면 또한 이를 위해 포기하지 않는 노력만 있다면, 내 안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주님의 큰 손길을 매 순간의 삶에서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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