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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05 조회수 : 256

차가운 물속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사인은 무엇일까요? 아마 저체온증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95% 이상이 공포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이 말에 크게 공감을 합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이런 공포를 예전에 래프팅(고무보트를 타고 계곡의 급류를 헤쳐 나가는 레포츠)을 하다가 느꼈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래프팅을 가서 고무보트를 타고 계곡을 내려오는데 글쎄 균현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혼자서 물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어디 가서 수영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을 정도의 수영 실력을 가지고 있는 저입니다. 또한 보트에는 안전요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에 빠져서 빠른 물의 속도에 떠내려가면서 느낀 것은 ‘공포’였습니다. 

갑자기 물에 빠지게 되니까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그냥 허우적거리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물도 꽤 마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억지로 수영을 하지 않고 그냥 빠른 물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야 한다고 하지요. 알면서도 당황하게 되면서 공포를 느꼈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공포는 잘 하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합니다. 절망감을 심어주어서 희망을 잃게 만드는 것이 공포입니다. 희망의 주님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주님을 통해서만 모든 공포에서 벗어나 참 기쁨의 삶, 참 행복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 미사를 봉헌합니다. 신부님의 상황을 떠올려 봅니다. 중국에서 어렵게 사제서품을 받고서 한국에 돌아왔지만 1년도 안 되어 체포되어 문초를 받고 1846년 9월 16일에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십니다. 젊은 나이였고 사제로서 연륜도 없었던 때였습니다. 얼마나 두려우셨을까요? 더군다나 외국에서 10년 동안 공부를 하고서 사제서품을 받았는데, 1년도 안 되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억울하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의연하게 순교하셨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셨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 희망을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우리를 두렵게 하고 공포심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세상의 유혹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때 희망의 주님을 떠올리면서 주님의 구원 약속을 마음에 담아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유혹보다는 주님의 말씀이 훨씬 더 힘이 있으며 기쁨의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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