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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12 조회수 : 286

알랭 드 보통의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이라는 책에서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난 깨달았어. 모든 것은 결국 어느 정도는 ‘그러면 좀 어때’라는 것을, 오늘 할 일을 다 못했어. 그러면 좀 어때? 차가 잘 안 나가. 그러면 좀 어때? 돈이 별로 없어. 그러면 좀 어때? 부모님은 날 별로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그러면 좀 어때? 무슨 말인지 알겠지? 해방되는 기분이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내 방식이 될 거야.”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면 좀 어때?’라면서 살아가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여유 있게 살아가는 세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인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훨씬 더 자유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러면 좀 어때?’라는 마음을 간직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러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의 마음을 계속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유가 없고 초조해질 수밖에 없고,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으로 이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마음에서는 자유로움보다 억압과 구속의 삶을 살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사실 ‘그러면 좀 어때?’라는 마음을 품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는 구석이 생기면 이러한 마음을 품기가 훨씬 더 쉬워집니다. 어린아이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자기 옆에 부모님이 계시면 자신 있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하지만 자기 혼자만 있다면 자신 있게 말하고 행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물쭈물하면서 주위 눈치만 보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믿을 대상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면 좀 어때’라는 마음은 믿음의 대상이 있을 때 훨씬 더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주님께 대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또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굳은 믿음만 있다면 ‘그러면 좀 어때?’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더욱 더 자유롭게 살 수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반대자 앞에 서게 되는 위험의 순간에서도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라고 하십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에도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이렇게 믿음을 가지고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람이야말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한 사람”이 아닐까요? 그러나 지혜롭지도 또 순박하지도 못한 모습을 살아가게 됩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슬기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또한 주님을 믿지 못하는 이유만을 새기면서 부정하는 것은 단순하게 믿고 따르는 순박함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을 더욱 더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을 좀 더 쉽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좀 어때?’라는 마음을 품으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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