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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20 조회수 : 293

어떤 신부님과 함께 목욕탕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부님께서는 목욕탕 관리사에게 가서 때를 미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때를 미는 것이 피부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매스컴에서 말하지만, 이 신부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되어서인지 어쩌다 목욕탕에 가면 관리사에게 때를 민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게도 때 한 번 밀어보라고 권합니다. 저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샤워를 하기 때문에 때가 없다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한 번 때 밀어봐. 아마 깜짝 놀랄걸?”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때가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 신부 다음에 저 역시 어렸을 때를 떠올리며 목욕탕 관리사에게서 때를 밀었습니다. 잠시 뒤에 관리사는 “어휴~ 때 좀 봐요.”라고 말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때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무척 창피했습니다. 

매일 샤워를 해도 몸의 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죄도 그렇지 않을까요? 종종 고해소 안에서 한참동안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고 가만히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분에게 “죄 고백하세요.”라고 말씀드리면, 그제야 이렇게 이야기하시더군요. 

“저 죄 없어요.” 

매일 샤워를 해도 때가 나오는 것처럼, 아무리 깨끗이 산다고 해도 죄를 짓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죄를 짓습니다. 여기에 내 마음 속으로 짓는 죄까지 따지고 본다면 죄의 굴레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성찰과 함께 자주 고해성사를 보면서 내 자신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합니다. 그들은 스스로는 죄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에 반해 예수님은 마귀 두목 베엘제벨의 힘을 빌어서 악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판단이 맞을까요?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않고 자기와 맞지 않으면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단죄하려는 모습에서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역시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고 단죄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모든 민족들이 희망을 거는 이름입니다. 우리를 올바름으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을 통해서만 우리는 올바른 삶을 살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참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이 주님께 희망을 두지 않고 세상의 기준만을 내세우면서 살아가면 힘든 삶,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삶이 되고 말 것입니다. 

주님의 이름은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의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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