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 때문에 걱정이에요.”라면서 제게 고민을 말씀하셨던 자매님이 생각납니다. 그의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빈둥대고만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겠다고 학원에 등록하고서는 얼마 못 가서 장래성이 없다며 그만두었고, 취업해도 회사에서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금방 그만둡니다. 집 안에 있으면서 자신의 방 청소조차 하지 않으면 게으름이란 게으름은 다 부립니다.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제가 다 한숨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자매님께서는 아들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더니, “왜 안 했겠어요. 이런 식으로 계속 살 것이냐고 했더니 자기도 이러고 싶겠냐면서 화를 내면서 집을 나갔다가 한참 만에 들어왔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또 집 나갈까 봐 싫은 소리도 못 하겠고, 저렇게 의욕 없이 사는 모습이 안타깝고 화만 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안타까워서 자매님과 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몇 가지 제안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대답이 하나같습니다. “다 필요 없어요.”라는 것이었지요. 만약에 그랬다가 또 집을 나가면 어떻게 하겠냐고, 혹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아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더니, 한숨을 푹 내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기도밖에 없죠.”
응석받이로 키우는 것은 지나친 관대함과 방임의 조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모습을 원하실까요? 아닙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만 해주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은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답을 이야기하면서 쫓아내지 말아 달라는 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고 꾸짖으면서 마귀를 내쫓습니다. 악과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주님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뒤로 미루면서 계속해서 타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타협하지 않고 곧바로 실행하는 주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역시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실천안에서 주님께서 당신의 놀라운 능력을 전해주십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