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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9-04 조회수 : 403

어떤 분이 자동차 사고로 오랜 시간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환자가 깨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고,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말씀과 달리 점점 호전되었고 어느 날 드디어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이 환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누군가가 계속 손을 꽉 잡아주었습니다. 이 신체접촉을 느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고 이렇게 다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손을 꽉 잡아준 사람은 당시에 실습 나오는 의대생이었다고 합니다. 교통사고로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매일 저녁 병원을 마칠 때 들려서 손을 꽉 움켜쥐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이 작은 신체접촉이 삶을 붙잡는 힘이 된 것이지요. 

신체적 접촉은 그 어떤 치료 약보다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백 마디 말보다 따뜻한 손길 한 번이 더 큰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1960년대, 새끼 원숭이가 엄마의 신체접촉 없이 잘 자랄 수 있는지를 실험했습니다. 비록 엄마 원숭이의 신체접촉은 없었지만 모든 환경을 완벽하게 마련해주었지요. 그러나 이 새끼 원숭이는 잘 자라지 못했고 심지어 다른 원숭이보다 빨리 죽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떨까요? 인간 역시 별 차이가 없습니다. 신체적 접촉은 생명의 영약입니다.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어떻게 치유해주었습니까? 복음은 가까이 가시어 열을 꾸짖으셨다고 말합니다. 질병을 앓는 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왔을 때 어떻게 고쳐주셨습니까?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고쳐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뜻과 말씀 한마디로 아픈 사람을 충분히 고쳐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가시고 또 손을 얹으면서 고쳐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냥 한 번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는 아닐 것입니다. 또 아픈 곳을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도 아니겠지요. 단순히 병이 치유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치유의 손길을 받은 사람이 그 뒤로 어떠한 질병의 고통 없이 살았을까요? 아닙니다. 질병의 고통도 있었을 것이고, 결국은 이 세상의 삶을 마치는 죽음의 고통도 겪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병이 치유되는 것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기 힘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당신에게 생명의 힘이 나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어렵고 힘들 때 당신의 손을 우리가 꼭 잡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손을 꽉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어려움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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