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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9-05 조회수 : 379

며칠 전, 미사 후에 어떤 분이 제게 다가오셔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 제가 1년 동안 냉담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어떤 분이 보내 주신 신부님의 묵상 글을 우연히 읽게 된 것입니다. 가슴을 꽝 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더는 냉담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왔습니다.”

제 글을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족한 글을 통해서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셨다는 말씀에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제게 특별한 글재주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주님께서 저의 묵상 글을 도구로 사용하셔서 그분들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정말로 대단하시고 위대하신 주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한 것을 통해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부족하고 나약한 것은 그리 대단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하는 일에 주님을 초대할 수 있도록 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주님의 힘을 통해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결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학생 때 다른 학년과 축구 시합을 하면 꼭 우리 반이 이겼습니다. 그래서 총장 배 축구 시합을 하면 늘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반의 축구 대표들이 모두 축구 선수처럼 완벽하게 잘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축구를 잘하지 못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정말로 축구를 잘하는 몇 명이 있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습니다. 잘하지 못하는 친구 역시 우승의 기쁨을 맞이합니다. 

제자들은 밤새도록 애썼지만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고기를 잡는 전문 어부가 밤새도록 허탕만 친 것입니다. 짜증이 나도 한참 났을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셔서 군중들을 가르치시지요.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과 동료들은 전능하신 주님의 명에 따라 그물을 내렸고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어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도와달라고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만 따르면 차고 넘칠 정도의 은총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전능하신 주님과 함께한다면 나 자신이 아무리 부족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제자들처럼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승리의 기쁨을 맞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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