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매님께서 오랫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과 모임에 참석하면 늘 마음이 무겁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학창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왜 이렇게 잘난 친구들이 많은지, 또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를 듣다 보면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들과 비교하면서 너무나도 초라한 나 자신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자기 자신 역시 그들보다 더 나은 부분이 있는데, 내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 그리고 부정적인 부분만 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과 비교를 하려는 마음이 드는 순간 얼른 자기 자신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기란 정말로 어렵습니다.
저 역시 신학생 때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과 비교를 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 운동 잘하는 사람, 그 밖에 여러 곳에서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모두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면서 저의 형편없음에 대해 한숨을 내쉬곤 했지요. 이런 부분을 영성 지도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이런 방법을 하나 가르쳐주시는 것입니다.
“비교하려는 마음이 들 때 얼른 멈춰라.”
숨을 멈추든, 복식호흡을 하면서 숨을 고르든 그 마음을 멈추려고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 자신을 느낄 수 있고, 내 삶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노력을 하다 보니 남과 비교하는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선발하십니다. 선발하시기 전,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라고 복음 사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심사숙고하셨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심사숙고해서 뽑은 열두 제자는 소위 지혜롭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최고라고 여기는 부유하고 지체 높은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어부, 세리, 열혈당원, 심지어 당신을 배반할 사람까지 특별히 선택하십니다.
하느님의 선택과 인간의 선택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사람들을 열두 사도로 뽑으셨을까요? 세상의 기준으로는 선택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밤을 새워 하느님께 기도하신 것이 아닐까요? 세상의 기준 자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비교하면서 힘들어합니다. 그 순간에 잠시 멈춰야 합니다. 주님처럼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멈춰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비교를 벗어나, 주님의 관점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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