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때 산에 갔던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방학을 이용해서 동창들과 함께 산에 갔습니다. 전날 산 밑의 민박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요. 그래서 다음날 산에 오르는데 몸이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처음 가보는 산이었기에 코스가 어떤지 또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힘들게만 느껴지더군요. 더군다나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는 것입니다.
함께 갔던 일행 중 몇 명이 비가 와서 위험하니 다시 내려가자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산에서 내려오던 등산객들을 만났습니다. 내려가자 그냥 올라가자며 우왕좌왕하는 우리를 향해 이런 말씀을 해주십니다.
“조금만 힘내서 올라가. 정상이 그리 멀지 않아. 만약 지금 포기하면 후회할 거야.”
이 말씀을 듣고 우리는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정상이 그리 멀지 않다는 등산객의 말과는 달리 2시간 이상을 올라갔기에 계속해서 투덜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른 순간, 포기했다면 분명히 후회했을 것이라고 모두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기쁜 마음을 가지고서 웃으며 하산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에 대해 포기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특히 포기로 인해 후회할 수 있다면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셨던 사랑의 실천입니다.
율법 교사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사실 이들은 정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있느냐는 질문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곧바로 이야기하지요. 문제는 그들은 주님의 말씀처럼 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누가 이웃이냐는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말씀을 전해줍니다.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사제, 레위인은 길 반대쪽으로 지나갑니다. 그들은 율법을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만의 이유를 내세우면서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반해서 이웃을 향해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 사람은 어떠했습니까? 그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했고, 이렇게 주님께서는 자비를 베푼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사랑의 실천으로 내게 안 좋은 일로 다가오는 것으로 투덜거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렇게 자비를 베푼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면 먼 훗날 주님 앞에서 후회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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