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벌써 10월 말이니 이제는 두 달 조금 더 남았습니다. 그래서 벌써 2020년 달력도 나오고, 저의 2020년 일정도 하나둘씩 벌써 채워지기도 합니다. 이 일정들을 보면서 ‘내년에도 기대할 수 있는 날이 되겠군.’ 싶었습니다.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일도 있고, 이를 통한 성과가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곧바로 기대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큰 기대를 할수록 별로였던 적이 더 많았음이 떠올려졌기 때문입니다.
영화 예고편을 보고서 잔뜩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지만, 실망만 안고 돌아온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큰 기대를 하고 손꼽아 기다렸던 날이었지만 별일 없이 지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특별하다고 기다렸던 그 날도 그저 내 생의 하루에 불과할 뿐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기쁨을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쩌면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쁨도 더 컸던 것이 아닐까요? 즉, 자신의 기대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기대하면서 사는 삶보다는 눈높이를 확 낮추는 삶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기대감보다는 일상 삶에 더욱더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노력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생각보다, 그 노력 자체에 집중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이 단순히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한다고 꾸짖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미래라는 시간을 우리에게 주신 것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간만을 선물로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시대에 대한 풀이는 무엇이겠습니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행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누구와 다투었다면 지금 당장 화해를 해야 하며, 어떠한 것에 구속되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그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님의 일을 첫 번째 자리에 두고서 이에 우선순위를 두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당연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 매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세상 것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이 노력의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주님께서는 꾸짖지 않으십니다. 어떤 결과보다는 노력 자체에 크게 기뻐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주님께서는 당신의 큰 사랑과 은총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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