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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1-02 조회수 : 339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삶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은 죽음이다.”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처럼 오늘을 사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그 마지막 날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사는 사람은 오늘을 다르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에게 남은 이 세상 삶이 일주일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주일 동안 열심히 돈을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직 이 세상 삶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몫입니다. 

아마 사람들과의 관계 회복에 이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그러면서 시간의 부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제까지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면서 누렸던 모든 것들의 소중함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없음’이 있어야 ‘있음’의 소중함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많은 성인성녀들이 없음의 삶을 강조하셨나 봅니다. ‘없음’을 깨닫지 못하면, 지금 누리는 ‘있음’에 감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없음’에 불평불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없음’에 더 깊은 묵상과 함께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위령의 날을 맞이하는 오늘, 이 ‘없음’에 깊이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께서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을 건설하는 법,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법, 기적을 일으키고 죽은 이를 되살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것을 배우라고 하십니다. 

높고 웅장한 건물을 짓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터를 먼저 닦아야 합니다. 크고 높은 건물일수록 터를 더 깊고 넓게 파야 합니다. 이것이 겸손입니다. 이 겸손이 없다면 절대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멋진 건물을 내 안에서 이루어질 수가 없기에, 주님의 겸손을 먼저 배우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건물은 이 세상 안에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있음’에 집착하고 욕심과 이기심에 뒤덮여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이 세상의 ‘없음’에 집중하면서 겸손의 덕으로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우리보다 먼저 주님의 곁으로 가신 모든 연령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하루빨리 얻으시길 간절히 기도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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