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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1-13 조회수 : 336

라틴어로 ‘Amor fati’(아모르 파티)라는 말이 있습니다.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지요. 운명이 끔찍할 때도 있지만 이 운명에 슬퍼하기보다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안에서 감사의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운명을 사랑하면 지금의 내 일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을 비롯한 나와 관계된 관계를 사랑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나의 감정까지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저절로 나오는 것이 ‘감사’입니다.

이 감사의 마음이 두려움을 내 삶에 끼어들지 않게 합니다.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드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이 감사를 갖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듯 운명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받은 것을 보지 못하고 받고 싶은 것만을 떠올리면서 불평불만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번 뛰고 있는 내 심장을 떠올려 보십시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식사를 할 수 있고,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더군다나 크든 작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기에 감사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나병 환자 열 사람이 주님을 찾아와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합니다. 그러자 사제들에게 몸을 보여주라고 이르시지요. 가서 사제들에게 보이라고 하셨던 것은 이렇게 할 것을 율법이 지시했기 때문입니다(레위 14,2 참조). 이 점만을 봐도 주님께서 율법을 없애러 오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 말씀처럼 율법을 완성하시기 위해서 오신 것이지요.

이 율법의 완벽한 완성을 위해 주님께서는 나병 환자 열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깨끗해진 사람은 열 명이었지만, 다시 돌아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고칠 수 없는 나병의 치유라는 커다란 은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드리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쳐주신 분에 대해서보다 나병이 나았다는 사실 자체에 더 마음이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쳐주신 예수님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고쳐주신 분을 먼저 봅니다. 그 결과 나머지 아홉보다 훨씬 큰 구원이라는 은혜를 받게 됩니다. 주님께 이런 말씀을 들었으니까요.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우리는 얼마나 감사의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고 있습니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사람은 구원의 선물까지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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