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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1-29 조회수 : 345

외부로 강의를 하러 가면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강의할 내용을 점검합니다. 그런데 언젠가 지방으로 강의 갔는데, 근처에 들어갈 카페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남아 있고 그렇다고 특별히 갈 곳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근처에 공원을 발견했습니다. 이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강의할 내용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공원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바로 제 앞에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특별한 장면이라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한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는 평범한 장면이었으니까요.

아이는 자전거 안장에 앉아있었고, 아버지는 뒤에서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게 잡아주고 있었습니다. 잔뜩 긴장하면서 자전거 페달을 밟던 아이는 점점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순간에 아버지는 잡고 있던 자전거에 살짝 손을 뗍니다. 아이는 넘어지지 않고 자기 힘으로 쭉쭉 앞으로 갑니다.

제가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를 떠올려 보면 자전거 안장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커다란 공포였습니다. 자전거 안장 위가 마치 높은 빌딩 위에 올라간 것처럼 높게 느껴졌고, 그래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것 같은 생각에 두려워서 긴장했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이 자전거를 제대로 타지 못하게 만들지요. 하지만 이 두려움을 물리쳤을 때, 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서 그 아이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요? 바로 뒤에서 잡아주던 아버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안심하고 페달을 밟을 수 있었고 이 믿음이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입니다.

믿음은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특히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믿음을 통해 가장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님의 말씀은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하늘과 땅이 사라질지라도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믿음을 두고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면 이 세상을 살아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신감을 통해 세상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믿음을 두기보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에 믿음을 두면 늘 불안한 마음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집니다. 세상의 것들은 진짜 믿음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의 대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어디에 믿음을 두느냐에 따라서 나의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서 벗어나, 기쁘고 행복하게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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