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여러분의 자녀나 손주가 의대에 들어가서 의사가 되겠다고 말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또 교육대학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겠다면 혹시 도시락 싸 들고 적극적으로 말리시겠습니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의사나 교사는 현대에 존경받는 직업이며, 안정된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십니까?
로마 시대에 교사나 의사는 노예의 직업이었습니다. 로마 시대의 귀족 출신 아이가 부모에게 “나는 커서 의사나 교사가 될 거야.”라고 말한다면, 화를 내면서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을까요?
오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얼마든지 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 남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으면 그 지위를 이용해서 끊임없이 억압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위는 절대로 영원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 세상 삶을 마치고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어떨까요?
“제가 살아있을 때 이런 지위를 누렸습니다. 저의 재산은 이렇게 많았습니다.”라는 말들이 의미 있을까요? 의미 있지 않습니다. 또 세상의 지위와 재산이 하늘나라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의 뜻을 어떻게 실천했고, 사랑의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고 하시지요. 바로 주님의 뜻대로 살지 않고 세속의 뜻만을 주장하면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펼치기보다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의 모습으로 산다고 해서 하늘 나라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지위와 재산이 하늘 나라에서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일보다는 하느님의 일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하며, 세상의 뜻보다는 주님의 뜻인 사랑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만이 먼 훗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서 어떤 사랑을 하면서 주님의 뜻을 실천했는지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