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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5일 _ 지철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15 조회수 : 339

죄인들과 함께 하셨던 이유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는 율법과 관계없이 하느님 앞에서 진심으로 회개하면 누구나 다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외치면서 세례 운동을 일으킵니다. 이런 세례자 요한의 외침은 당시 율법을 지키지 못해 구원으로부터 영원히 제외되었다고 생각되던 죄인, 병자, 세리, 창녀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은, 사람을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과 구원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엄격하게 분리해 죄인은 아예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라도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면 하느님의 심판을 면할 수 있다는 세례자 요한의 세례 운동은 사람을 갈라놓았던 장벽을 부수는 ‘일종의 해방운동’이었습니다. 이러한 세례 운동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각광을 받자, 세례자 요한을 감옥에 가둡니다. 


 감옥에 갇힌 세례자 요한, 그는 자꾸만 신앙의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이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되신 분이라고 믿었기에, 예수님이 이 세상의 모든 악을 끝장내기를 고대하였습니다. 그런데 요한의 기대와는 달리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세례자 요한은 초조해졌고, 예수님이 정말 이 세상의 구원자인지 스스로 묻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에게 보내어 물어보게 합니다.“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이에 대해 예수님은 직접 대답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라고 하시면서 1독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구원자가 오게 되었을 때 이루어지는 일이 바로 지금 당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이, 그리고 우리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알아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세상을 실제로 구원하는 것은 죄인으로 상징되는 나쁜 나무를 찍는 도끼의 폭력이 아니라, 나약하고 죄짓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시는 하느님은 세례자 요한이 외쳤던 심판만을 일삼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극악한 죄인에게 직접 다가가시는 사랑의 아버지라는 것입니다. 즉, 요한의 의구심은 그의 잘못된 하느님 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랑의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셨다면, 우리의 모습도 예수님처럼 변화할 것입니다. 오늘은 자선 주일입니다. 사랑은 소중한 것을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죄인인 우리를 사랑하셔서 죄를 용서해 주고 구원해 주려고 가장 소중한 것을 주셨습니다. “사랑은 입에 있지 않고, 이웃을 위해 움직이는 것”입니다(가톨릭성가 441번). 그래서 예수님은 고통 중에 있는 이웃을 위해 가장 먼저 움직이셨습니다. 최고의 기도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하느님께 은총과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은 사랑 실천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서 우리는 사랑의 하느님을 만날 것입니다.


글 지철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미리내 성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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