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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1-22 조회수 : 303

꽤 오래전의 일이 생각납니다.

어떤 형제님께서 어릴 때의 일을 말씀하시는데, 이상하게도 제가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당시의 일에 관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한동네에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동네에 10년 가까이 함께 살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30년 뒤의 우연한 만남으로 함께 같은 공간에서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두고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분과의 만남을 통해, 누군가와의 만남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닫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아도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보고 또 말도 전혀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지금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어떤 만남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됨을 깨닫습니다. 따라서 그 만남이 소중한 만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과의 만남도 그렇다고 봅니다.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것입니까? 이를 대수롭지 않은 만남으로 생각하기에 때로는 불평불만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또 좋은 만남이 아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만남으로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요?

유대인의 회당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거기 있던 사람들은 마음이 오그라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곳에 계신 주님을 바라보지도 않았고, 그분께서 행하시려는 기적을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고 말씀하시지요. 만약 “안식일에 일을 해도 되느냐?”라고 물었다면 그들은 곧바로 율법을 어기려고 한다고 고발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정신을 말씀하신 것이지요. 율법은 구원을 위하여 필요한 것을 허용했고, 그래서 사랑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이 오그라들어 있어서, 예수님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오그라들어 있기에 주님과의 만남을 좋은 만남으로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역시 부정적인 마음, 세상 것에 대한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마음이라면, 마음이 오그라들어 있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당연히 주님과 좋은 만남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 마음을 쫙 펴고 주님과 좋은 만남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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