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5주간 목요일 >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마르7,27)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면서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여인이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마르7,27의 말씀은 이 여인의 간절한 청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여인에게는 참으로 모욕적인 말씀으로 들려왔을 것입니다.
개 취급을 당했으니 말입니다.
인간 관계 안에서 가장 치욕적인 모습은 상대방으로부터 개 취급 당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개 취급을 당하는 이런 모욕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여인의 모습입니다.
이 모욕 앞에서 예수님께 대한 여인의 믿음과 간절한 청이 흔들리지 않았고, 예수님을 떠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 멋진 신앙고백을 드러냅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7,28)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부수러기면 된다고 말합니다. 여인의 큰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큰 믿음을 보시고 그 여인에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마르7,29)
만약 성당에서 어떤 신부님이 무언가를 간절히 청하는 한 여인을 개 취급 하면서 그 여인의 간절한 청을 거절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바로 냉담하지 않을까?
성 프란치스코의 권고 말씀처럼 무엇인가를 빼앗기기만 하면 내내 흥분하면서 평화를 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이런 사람들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정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뺨을 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권고14, 마음의 가난 참조)
이방인인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처럼 어떠한 모욕이나 시련 앞에서도 우리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됩시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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