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자라는 호칭은 재물로 얻게 된 것이지요. 결국, 재물로 자신을 정의하는 한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재물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자신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재물이 우리를 지배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돈 때문에 사람의 생명까지 빼앗는 극단적인 행동도 나오지 않습니까? 이렇게 재물이 지금을 힘들게 하고 하느님을 내 안에 모시지 못하게 합니다.
작년 어느 날 있었던, 로또 복권에 당첨된 어떤 형제님에 관한 뉴스가 생각납니다. 복권 당첨 후 가족들과 당첨금을 나눠 가질 정도로 서로 우애가 깊었지만, 연이은 사업 실패로 당첨 전보다 더 힘든 상황에 놓은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돈 문제로 동생과 싸워서 칼로 찔러 살해한 것입니다. 파산도 하고, 살인자라는 이름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재물은 순간의 만족만을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이 재물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쓰다 보면 그 과정에서 아픔과 상처를 받는 다른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사천 명이나 되는 사람이 주님께로 모였습니다. 사흘 동안 함께 했으나 그들은 예수님 곁을 떠나지 않았지요. 주님께서는 그들이 길에서 쓰러질세라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모든 것을 창조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에게 빵 몇 개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기보다, 하늘에서 빵을 내려올 수 있도록 하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시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도 커다란 가르침을 전해주십니다.
가진 것을 내어놓는 우리의 역할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하느님의 능력을 보여 주시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우리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재물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도록 내어놓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빵 일곱 개로 사천 명가량의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이 일곱 바구니가 될 정도로 차고 넘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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