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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20 조회수 : 295

어떤 노신사가 길을 가다가 한 행려자를 만났습니다. 이 노신사는 행려자에게 “자네는 가진 것이 없어 불쌍하군.”이라고 말하자, 행려자는 버럭 소리를 치며 반박합니다.

“나는 오늘 먹을 것이 있고, 또 잘 곳도 있는데 뭐가 불쌍해요? 나는 길에서 살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사는 게 행복하오. 겉모습만 보고 불행하다고 말하는 당신이 더 불쌍해 보입니다.”

먹고 잘 곳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우리 각자는 행복해야 할 각종 조건을 만들고 그 조건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집안 조건, 직장 조건, 경제 조건, 친구 조건, 신앙생활 조건... 한도 끝도 없는 조건들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말하면서 좌절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사람은 한 가지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기원후 70년, 로마로부터 멸망된 후 전 세계를 떠돌이 생활을 하며 큰 고통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근대에는 히틀러의 나치에 의해 6백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하느님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통과 시련을 주시는 하느님 역시 나의 하느님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 힘차게 살 수가 있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맞습니다. 하느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조건들을 내세워서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을 제외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누구이고 어떤 분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원에 대해 제자들에게 묻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예수님께서 자신의 인기를 알아보기 위한 것일까요? 그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하느님 안에서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대답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주님이 누구인지를 잘 몰랐습니다. 단순히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관점으로만 주님을 평가하면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베드로 사도가 나서서 말합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나 베드로 역시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세속적인 판단을 내리며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라고 말씀하시지요. 하느님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누구신지 알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참 기쁨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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