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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27 조회수 : 286

다름질하지 않아도 되는 셔츠도 있지만, 셔츠 대부분은 세탁하고 나서 다림질을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세탁 후에 많은 주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주름을 펴기 위해서 다림질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름으로 옷이 엉망진창 되었다며 셔츠를 버린다면 어떨까요? 아마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할 것입니다. 다리미만 있다면 주름이 없는 새 옷처럼 멋진 옷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 바로 셔츠의 구겨진 주름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단점이라는 주름이 있었습니다. 걷지 못하고 누워 있는 주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주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주름, 말을 하지 못해서 의사소통하지 못하는 주름…. 그러나 이 주름들이 영원했습니까?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주름은 스스로 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활짝 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나, 새로운 나가 세상 속에 탄생했습니다.

분명히 주름을 펼 수 있고, 또 실제로 펴졌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자신의 주름을 펼 수 없다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극복할 수 없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짐이 너무 무겁다며 주름 펴는 것을 아예 포기하기도 합니다.

주름이 있다고 옷을 버리지 않듯이, 우리도 나 자신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완벽하지 않은 나를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름을 없애려고 더욱더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서 예고하십니다. 그 수난과 죽음이 얼마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는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주님 스스로 이 모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으면서, 자신의 몸으로 이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하지만 이 고통이 영원하지 않음을 부활을 통해서 분명히 보여 주십니다. 주름처럼 보이는 수난과 죽음이 분명히 부활을 통해 쫙 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야말로 주름처럼 보이는 고통과 시련을 쫙 펴서 희망을 품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주님께서는 이런 이들에게 구원을 약속하십니다. 하느님 나라 안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시면서 가장 큰 기쁨이 어디에 있는가를 분명히 하셨습니다.

나의 주름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제는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나의 주름들을 쫙 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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