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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06 조회수 : 305

종종 고해소에 앉아 있다 보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만납니다.

“저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가족의 강요로 고해소에 들어왔거나,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판공성사를 위해 들어온 사람일 것입니다. 고해소 밖에서 ‘내가 어떤 죄를 지었지?’라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법을 어겨서 수갑을 찰 어떤 죄도 짓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일 미사는 한 번도 빠지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바쁘게 일하다 보면 많이 빠질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주일 미사 빠졌다고 해서 감방에 가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분은 사회법의 기준에 맞춰서 자기 죄를 살펴본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아무런 죄가 없는 것이지요.

한 남성이 어느 공공장소에서 소변이 너무 급해서, 오른쪽 손을 자신의 자동차에 올려놓고 자동차 뒷바퀴에 일을 보았습니다. 마침 지나가는 경찰이 이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남성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공공장소에서의 노상 방뇨로 경범죄 처벌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경찰은 흘낏 한 번 보고는 그냥 지나갔습니다. 왜냐하면, 이 남성은 영국에서 이런 행동을 한 것이고, 영국에서는 법으로 괜찮다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나라마다 다른 법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늘나라의 법과 이 세상의 법이 같을까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이 세상의 법과 다른 하늘나라의 법을 오늘 복음을 통해 말씀해 주십니다.

율법의 옛 계명은 ‘살인해서는 안 된다.’라고 이르지만,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재판에 넘겨지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성을 내고, ‘바보, 멍청이’라고 하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보다 더 심한 욕도 퍼붓는 우리는 아닐까요? 분명히 이 세상의 법보다 훨씬 더 엄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법은 마음에서 죄의 뿌리마저 뽑아 버리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죄의 뿌리를 뽑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너무 심한 법 규정이라고 하면서 그 나라에 살지 않겠다고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너무 심하다면서 위헌 신청을 하시겠습니까? 그 나라에 살려면 그 나라의 법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죽음 뒤에 우리 모두 예외 없이 그 하늘나라에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법이 됩니다. 죄의 뿌리를 뽑고 대신 그 자리에 사랑이 가득하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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