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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07 조회수 : 304

목수는 목수 일을 하면서 목수가 된다.”라는 라틴어 속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속담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오늘부터 나는 목수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훌륭한 목수가 되는 것이 아니지요. 목수 일을 묵묵히 해나가면서 진짜 목수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속담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단순히 결혼만 하면 성가정을 이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가정의 각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진짜 성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사제도 그렇습니다. 단순히 사제서품을 받는다고 완벽한 사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제 일을 철저히 해나가면서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사제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만들어가는 과정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만들고 계십니다. 그러나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해야 진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세례를 받음으로 인해서 훌륭한 그리스도인, 완벽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며 살아갈 때 진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나눠주는 사랑이 아닙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입니다. 

이 하느님의 뜻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이르시는 것입니다. 원수들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는 아무도 미워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하느님과 함께 살아갈 진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원수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냐면서, 이 말씀은 불가능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원수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옳은 진리의 길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물론 나의 원수에게 육신의 해를 끼침으로써 만족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만족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순간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그 순간을 극복하고 사랑으로 다가선다면 하느님 나라 안에서 영원한 만족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겉으로만 그럴싸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겉과 안 모두 진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진짜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계속해서 사랑을 실천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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