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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09 조회수 : 296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지 못하지만, 그전에는 매주 부모님과 미사를 하기 위해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때마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빵을 사서 가는데, 한번은 빵을 모두 고른 뒤에 계산대에 줄을 서서 제 차례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산대 옆에 아주 맛있어 보이는 빵이 있는 것입니다. 얼른 손을 뻗어 빵을 집어서 다른 빵들과 함께 계산했습니다. 만약 제 눈에 이 빵들이 보이지 않았다면, 즉 계산대 옆에 이 빵이 없었다면 사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일은 물건을 구매하러 가게에 들어가서 종종 체험하실 것입니다. 전혀 살 의사가 없었음에도 눈에 띄어서 구매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자신이 생각했던 가격보다 저렴하다면 무조건 손이 가게 될 것입니다.

‘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주 유혹에 빠지는 것들은 아예 눈에 띄지 않도록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죄를 짓는 사람은 죄를 짓는 유혹 거리가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까운 거리에 두어야 할까요? 주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사랑을 가까운 거리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죄를 멀리하면 주님의 뜻에 맞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면서 남을 심판하지 않는 것, 남을 단죄하지 않는 것, 용서하는 것, 남을 향해 베푸는 것 등이 바로 자비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모습이라고 하시지요. 따라서 주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심판과 단죄는 멀리하고, 용서와 나눔은 가까이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판단하지 않고 용서하고 사랑을 베푸는 것이 보기에 좋은 모습이지만, 이러한 삶을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험한 이 세상 안에서 지혜롭지 못한 모습처럼 여겨지고, 이렇게 살다 가는 사람들의 이용만 당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주어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구한테 받는다는 것일까요? 세상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사랑의 실천을 보고서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후하게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은총을 떠올리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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