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느 곳에 강의하러 갔다가 조금 당황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습니다. 시작하며 제 소개를 하고 있는데, 어느 형제님께서 손을 번쩍 드시더니 “그냥 강의나 해주세요.”라고 큰소리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 기분 나쁜 것은 잠시 뒤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날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많은 분으로부터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다며 감사 인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게 말씀하시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나가신 분은 어떨까요? 아마 처음에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의 이유를 많이 말씀하시는 분도 있고, 또 불평불만의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불평불만의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상대방 역시 그런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사의 말을 많이 하시면 상대방 역시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긍정적인 감사의 말을 많이 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나 자신의 입에서 그런 말을 먼저 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유명한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에서 부자는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지만, 라자로는 비참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죽음 뒤에는 그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부자는 저승에서 고통 속에서 고초를 겪게 되었지만, 라자로는 아브라함 곁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자가 왜 저승에서 고초를 겪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풍요로움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부자의 식탁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역시 당연한 것으로 여겼는지 아무런 자비로운 행동을 취하지 않습니다.
감사함이 없는 그의 이 세상 안에서의 모습이 죽음 뒤에 처지가 180도 바뀔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부자의 이름은 나오지 않고 가난했던 라자로의 이름만 나오고 있다는 것 역시 하느님께서 기억하는 이름은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임을 보여줍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로버트 에몬스 박사는 삶에서 좋은 일이 일어나야만 감사를 느끼는 것이 아님을 발견합니다. 감사할 줄 아는 이들은 어떤 일이든 시각을 재구성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감사의 마음을 가지면서 자신에게 좋은 일이 있음에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으며, 그들을 통해 우리의 위치도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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