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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30 조회수 : 299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도 때로는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세상에 아무도 없고 자신만 남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신부님께서는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니 얼마나 외롭겠어요?”

그러나 혼자 살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분은 아내도 있고 자녀도 셋이나 둔 한 집의 가장이었습니다. 함께 살고 있지만 자기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서 너무 외롭다는 것입니다. 즉, 분명히 누군가와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외로운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제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제 편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가지 않습니다. 기도하면서 언제나 함께 해주시는 주님, 그래서 계속해서 저를 성장시켜주시는 주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부터는 자신의 외로움을 완전히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 외로움은 주님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 앞에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데리고 옵니다.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려 하는 유대인 지도자들은 여자를 용서해야 하는가, 용서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곤혹스러운 문제를 던집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율법 준수 여부를 시험하는 것입니다. 사실 간음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상대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여자 한 명만 있을 뿐이었지요. 이런 불합리함이 답답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면서 자기 자신부터 의로움을 실천할 것을 요구하는 명령을 내리십니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의 외로움을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적의를 표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 손가락질하면서 죽어 마땅하고 소리치는 사람들의 경멸, 그 누구도 자기편이 되어 주지 않는 커다란 외로움 속에 있었습니다.

이때 유일하게 예수님만 같은 편이 되어 자신을 지켜주셨습니다. 여기에 커다란 위로까지 주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사람에게서 위로받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위로는 주님으로부터만 가능하며,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우리와 함께해주시는 사랑 가득한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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