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부활 제3주일]
사도행전 2,14.22ㄴ-33
베드로 1서 1,17-21
루카 24,13-35
성찬례는 주님 부활의 가장 큰 표징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부활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감명깊은 엠마오 길의 두 제자 이야기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한 부분 한 부분이 다 소중하지만, 엠마오에 도착하신 예수님께서 식탁에 앉으셔서 빵을 떼어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시는 장면,
빵을 손에 받아든 제자들이 ‘앙!’하고 크게 한입 떼어먹자, 비로소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뵙는 장면이 제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엠마오에서의 식사를 일상적인 식사 차원을 뛰어 넘는 높은 차원에서의 식사,
결국 성찬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빵의 뗌’은 곧 성찬의 거행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루카 복음 24장 30절)
성경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언하지만, 성찬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살아있는 형상으로 현존케 합니다.
따라서 성찬례는 주님 부활의 가장 큰 표징이요,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시고 현존하신다는 가장 큰 표징입니다.
성체성사는 주님의 죽으심만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부활도 기념합니다.
따라서 이제 부활하신 주님께서 당신 교회 공동체와 함께 머무르시는 것은 성체성사 안에서입니다.
엠마오 길의 제자들과 오늘 우리들에게는 성경과 성찬례! 두 가지가 다 필요합니다.
성경은 그들의 무뎌진 마음에 불을 지폈으며,
성찬례는 그들의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없애 주었습니다.
성경 말씀들이 부활 사건에 비추어 풀이되고, 성찬의 식사가 거행될때, 오늘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활활 불타오르게 될때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이 특별한 장면은 이천 년 세월이 흐른 지금도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매일의 성체성사 안에서 쉼없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의 고귀한 몸인 성체는 오늘도 나눠지고 쪼개어져 우리 손으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그 옛날 엠마오 길의 제자들에게 하신 똑같은 모습으로
친히 빵을 떼어 나눠주신다 생각하고,
지극히 정성스런 몸과 마음으로 영성체에 임해야겠습니다.
무관심하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다양한 분심이나 불신 속에 성체를 영한다면,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는 그야말로 돼지 발의 진주로 전락할 것입니다.
그저 한 조각 밋밋하고 영양가없는 빵 한조각뿐일 것입니다.
굳센 신앙으로, 확고한 믿음의 마음으로, 이 성체가 그분 현존의 표지이자 그분 자체임을 굳게 믿으며, 이 성체가 나를 거룩한 영적 존재로 변화시키고 성장시켜줄 영약으로 여기며, 정성껏 영성체에 임할 때, 2천년전 엠마오 길의 제자들이 체험했던, 그 뜨거움이 오늘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때 우리 눈이 활짝 열려 우리 인생 여정 가까이 항상 현존하시고 동반하시는
주님의 존재를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동료 이웃들 안에 항상 숨쉬고 살아계시는 주님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