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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8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08 조회수 : 285

5월8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행전 13,26-33
요한 14,1-6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임종을 목전에 둔 한 어르신께 병자성사를 드리면서 한 가지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크게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연세가 드셔서 90을 넘고 100을 넘으면, 임종을 목전에 두신 분이라면, 더 이상 사랑이고 존경이고, 기대조차 않하실 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어르신 주변에 둘러서 있던 착한 자녀들이 아버님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작별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르신께서 그 극심한 임종의 고통 속에서도 희미하게 웃으시더군요.
그 얼굴이 더 없이 행복해 보였고 흡족해 보였습니다. 
 
아무리 연세가 드셨어도, 이제 곧 이 세상을 하직하시는 분이라 할지라도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든, 아이나 어른, 곧 목숨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다시 어버이 날입니다.
성경은 부모 공경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가 살펴봅니다.
놀랍게도 십계명 중이 하나가 부모 공경입니다.
그만큼 부모 공경의 가치나 중요도가 크다는 것이겠지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명령하는 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고 잘될 것이다.”(신명기 5장 16절) 
 
보시다시피 부모에 대한 공경은 하고 말고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돌판에 새겨 우리에게 건네주신 지상 명령입니다.
좋던 싫던 이행해야할 철칙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처럼 부모는 우리를 이 땅에 존재토록 협력하신 하느님의 협조자십니다.
더 나아가 부모는 자녀들에게 있어 하느님의 대리자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부모를 각별히 사랑하고 존경하며 예우를 갖춰야겠습니다.
미우나 좋으나 한번 부모는 영원한 부모입니다.
또 다른 성경 구절을 살펴볼까요? 잠언 작가의 지혜로 가득찬 말씀입니다. 
 
“지혜로운 아들은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우둔한 자는 어머니를 업신여긴다.”(잠언 15장 20절)
“아버지를 구박하고 어머니를 내쫒은 자는 수치스럽고 파렴치한 자식이다.”(잠언 19장 26절) 
 
엄청 섬뜩한 성경 구절도 있습니다. 
 
“아버지를 비웃고 어머니에게 순종하기를 하찮게 여기는 눈은 개울의 까마귀들이 쪼아 내고 독수리 새끼들이 쪼아 먹는다.”(잠언 30장 17절) 
 
바오로 사도 역시 초세기 신자들을 향해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콜로새서 3장 20절) 
 
또한 부모를 향해서도 이렇게 당부하십니다.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콜로새서 3장 21절) 
 
물론 이런 저런 한계로 인해 자신에게 주어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부모들, 상처주는 부모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인연이니, 또 다시 용서하고, 또 다시 기회를 주고, 또 다시 새롭게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지난 세월 속에 부모와 주고받은 상처들, 이젠 모두 흐르는 강물에 흘려보내기 바랍니다.
흡족하지 않더라도 자녀들을 위해 발버둥쳐오신 오랜 세월에 감사하며, 이제는 상처 투성이의 연로해진 뒷모습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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