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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9일 _ 조명연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09 조회수 : 307

박경리 작가의 ‘토지’는 집필했을 때부터 완결에 이르기까지 26년이 걸렸습니다.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을 4년 동안 준비하고 6년의 집필 기간을 걸쳐서 완성했습니다. 황석영 작가는 ‘장길산’을 11년에 걸쳐 신문에 연재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하나의 작품에만 집중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준비하고 집필했기에 이러한 대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늘 서두르며 삽니다. 어쩌면 조바심을 늘 내면서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두르다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결과의 질을 떨어뜨리고 개인의 역량을 저하합니다. 그런데도 불안감에 한군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떤 나무꾼이 나무를 하는데 가지고 있는 톱이 무디어져 있습니다. 빨리 나무를 베어서 장에 팔아야 한다는 이유로 무딘 톱으로 계속해서 힘만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힘을 쓰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톱날을 날카롭게 가는 것이 옳을까요? 

주님께 기도하면서 머무는 것이 이렇게 톱날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코, 시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이 세상을 잘 살 힘을 얻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됩니다. 주님 안에서 조바심과 불안감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님을 알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이 세상을 더욱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육으로 당신 모습으로 보여주심으로써,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지식을 들려주셨습니다. 제자들은 하느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아직 주님을 아버지로 알지는 못하지요. 그래서 필립보가 아버지를 뵙게 해주십사 청했던 것입니다. 아직 믿음의 눈이 떠지지 않았습니다. 

구약성경은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살아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그리스도는 당신을 낳으신 분의 모습을 당신 안에서 보여주시는, 하느님의 완전한 표상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은 예수님 안에 하느님의 신성을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 안에 계신 것은 두 분의 본질이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믿음도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님 안에서 하느님을 뵐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님 안에 머무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일에만 몰두하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모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 안에 머무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알게 되고,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그분과 함께하시는 하느님 아버지도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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