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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0일 _ 박현창 베드로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11 조회수 : 329

‘사랑의 유대’(요한 14,1-12) 부활 시기, 요한 복음이 자주 우리를 다독입니 다. 아니, 영적인 힘을 북돋웁니다. ‘코로나19’ 확 산으로 큰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섰던 신천지에 서도 매우 귀하게 여기는 말씀이 요한 복음입니 다. 신천지에서는 요한 복음 14장의 내용을 ‘장 래사(將來史)’로 믿습니다. ‘간다.’ ‘떠나간다.’ 혹 은 ‘갔다가 다시 돌아오겠다.’와 같은 말씀(요한 14, 3.4.6.18.28 참조)을 신천지의 종말론적 계시로 재해 석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앞뒤 문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신천지의 ‘선택된 언약’ 카테 고리에 의도적으로 꿰맞춘 결과입니다. 그러나 요한 복음은 예수님께서 파스카 만찬 때 제자들에게 하신 사랑의 유언으로, 당신의 십 자가 수난과 부활, 그리고 보호자 성령의 약속을 일차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 전에 마음을 쏟아야 했던 관 심사 가운데 하나는, 당신의 죽음 이후 홀로 남겨 질 철부지 제자들, 그래서 다소 불안해 보이는 그 들의 ‘유대’였습니다. 공생활 동안 중단 없이 이 어왔던 제자들에 대한 스승의 각별한 교육은 수 난의 때가 다가옴에 따라 더 진전되기 어려워 보 였습니다.
스승의 수난과 죽음을 목격하고 큰 혼란을 겪 게 될 제자들에게 지금 해줄 수 있는 가르침은 ‘모두가 사랑 안에 머무르는 일’입니다. 이 영적 인 무장은 부활 이후 그들을 다시 한데 모아들 이는 강력한 울림입니다. 아버지의 집에 ‘거처할 곳’, 그리고 그 목적을 향해 가는 ‘길’로 묘사된 성 경의 이미지가 이를 대변합니다.

제자 토마스와 필립보가 예수님께 각각 물음 을 던지지만, 스승의 답변은 결국 하나로 통합니 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니’(요한 14,10-11) ‘나를 알거나 본 사람은 내 아버지도 이미 뵙고 아는 것’(요한 14,7.9)입니다. 성자와 성부의 완전한 일치, 곧 ‘사랑 안으로 제 자들을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 을 유일한 통로(길)로 삼아 최종적으로 머물러야 할 곳(거처)은 바로 성부와 유대를 이룬 사랑의 보 금자리입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로 개방되어 이어지는 끈끈한 사랑의 유대야말로 예수님에게는 수난과 죽음을 극복하여 부활에 이르게 하는 원천이고 제자들에게는 어두운 현실을 뛰어넘어 복된 희 망을 꿈꾸게 하는 강력한 보루 아니겠습니까?

부활 신앙은 우리가 이 사랑의 통로를 따라 아 버지께 나아가는 삶의 여정입니다. 그곳에서 우 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함께 이룬 사랑 의 유대를 가족과 이웃들에게도 계속 건네줄 것 입니다.

글 l 박현창 베드로 신부(갈곶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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