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김포지역에 산발적으로 코로나19 전염병이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자와 주민안전을 위해 5월 15일(금) ~ 22일(금)까지 또 미사가 중단되었습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상황이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에 성지도 이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서 개인적으로 미사는 하겠지만, 성지에 공식적인 11시 미사는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20년 전, 전 세계적으로 자폐증 환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이 여기에 푹 빠지게 되었지요. 그러자 인터넷이 자폐증을 부추긴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권위 있는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서 나온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인터넷의 해로움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주장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서로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두 사건이라도 우연히 동시에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어느 해에 황새의 수가 증가했는데 동시에 아기 출산도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황새의 숫자 증가가 아기 출산과 큰 연관이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믿을까요? 황새와 사람은 전혀 연관이 없다면서, 억지로 꿰맞추지 말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런 판단의 오류 속에서 사는 우리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잘못된 판단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무조건 옳다는 식으로 주장한다는 것이지요.
신앙 안에서도 커다란 착각이 있습니다. 자신이 주님을 선택했다는 착각입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은 어렵고 힘든 상황이 되면 주님께 불평불만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제가 당신을 선택했는데, 당신께서는 저를 위해서 도대체 무엇을 하십니까?’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주님께서 나를 부르셨다고 믿는 사람은 다른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마치 고통 속에 있었던 욥이 원망하는 아내에게 했던 말처럼,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는다면, 나쁜 것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소?”(욥 2,10) 라면서 겸손한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겸손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을 찾고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더군다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괜히 뽑아 세우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열매를 맺어서 주님과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역시 주님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 자신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옵니다.
그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이 계명을 어길 수가 없습니다. 이 계명을 따르지 않고서는 주님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주님의 선택을 외면하는 모습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먼저 선택하셨음을 기억하면서 주님의 뜻을 따르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분명히 더 좋은 선물이 주님의 은총과 함께 주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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