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녀님께 자신의 신체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질문했습니다.
“수녀님, 제가 열심히 기도하면 저의 신체적 불만 부위가 제가 원하는 행태로 고쳐질 수 있습니까?”
수녀님께서는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열심히 기도하면 신체 부위가 원하는 대로 고쳐질 수도 있지만, 설마 고쳐지지 않고 원래 모습대로 남아 있다 하더라도 불만이 사라진 채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원하는 대로 신체 부위가 고쳐진다면 분명히 기쁨이 클 것입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계속해서 기쁘게 살 수 있을까요? 어느 순간 고쳐진 신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사라지면서, 또 다른 원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도는 그 이상의 응답을 가져다줍니다.
수녀님 말씀처럼 불만이 사라진 채 계속해서 행복할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따라서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순간의 만족을 취하는 기도가 아니라, 영원한 만족을 취할 수 있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십니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묵상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자기 원하는 것만을 이야기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하셨던 기도는 하느님의 아버지의 영광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기도를 먼저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우리의 일을 말씀드려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자신을 영광스럽게 해주십사고 청하시지요. 이는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청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이제 누릴 영광은 십자가의 영광이었습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커다란 굴욕으로 보이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 굴욕처럼 보이는 십자가를 영광으로 받아들이십니다. 그리고 부활을 통해 영광이 세상에 환하게 펼쳐졌습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기도의 모습을 따르는 삶이야말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기도라는 것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바치는 기도가 아닌, 하느님의 영광을 먼저 기도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기도의 순서를 올바로 할 수 있을 때, 믿음을 통해 더 큰 행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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