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4일 [연중 제9주간 목요일]
2티모테오 2,8-15
마르코 12,28ㄱㄷ-34
하느님은 우리를 독차지하고 싶어하십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 내내 언제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율법학자들이었습니다.
사사건건 예수님과 부딪히며 어떻게 하면 올가미에 옭아맬까 고민하던 적대자들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율법학자들이 지니고 있었던 치명적인 악습 몇가지는 예수님의 심기를 크게 거스르게 했었는데...
그들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신앙 행위요 결핍된 겸손의 덕이었습니다.
그러나 율법학자들이라고 해서 다 수준 떨어지는 사람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끔씩 율법의 본질적인 정신에 충실하고, 신앙과 삶이 일치하던 율법학자들도
가끔씩 만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자문을 구하러 찾아온 율법학자가 그러했습니다.
율법학자가 던지는 질문부터가 참으로 기특하고 대견스럽습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마르코 복음 12장 28절)
예수님의 대답은 다른 스승들처럼 장황하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명쾌하면서도 단순합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마르코 복음 12장 29~31절)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다른 율법학자들과는 사뭇 다른 그, 율법과 계명의 핵심과 본질을 어느 정도 꽤뚫고 있던 그, 그래서 예수님 마음에 딱 드는 발언을 한 그를 향해 극도의 칭찬을 던지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마르코 복음 12장 34절)
저는 예수님 말씀 가운데, 마음, 목숨, 정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표현 앞에
마음이 크게 찔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점검해 보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냥 적당히 설렁설렁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혼신의 힘을 다해, 목숨 걸고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당부하십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주먹구구식, 뜬구름 잡는 형태가 되어서는 결코 안될 일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매일의 삶 속에서, 이웃들과의 관계 안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야 마땅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말로서가 아니라 매일의 성체성사나
아침저녁 기도 기도 안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극진히 사랑한다면 지극정성으로 성체성사에 몰입해야 되겠습니다.
매일의 전례나 기도생활에 대한 충실성, 이웃사랑의 강도는 우리가 지닌 하느님 사랑을 잘 확인해볼수 있는 가장 좋은 장(場)입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질투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 각자를 뜨겁게, 그리고 개별적으로 사랑하시듯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형태의 사랑을 갈구하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갈라지는 것을 싫어하십니다.
우리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을 못견뎌하십니다.
우리의 마음, 정신, 생각, 힘이 오로지 당신만을 향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독차지하고 싶어하십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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