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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09 조회수 : 330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또 많이 듣습니다. 그렇다면 ‘판단’이란 무엇일까요? 국어사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물을 인식하여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정을 내림.

2. 어떤 대상에 대하여 무슨 일인가를 판정하는 인간의 사유 작용.

그렇다면 우리가 대체로 하는 판단은 잘못될 때가 많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 등, 단순한 이분법적 생각으로 나누어 평가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판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바라보는 판단이 더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분법적 판단은 우리에게 피곤함을 많이 가져다줍니다. 누군가를 탓하고 상황을 비난하고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습니다. 불편함과 더불어 이를 듣고 따라야 하는 피곤함을 간직할 수밖에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받아들이는 판단이 주님께서 보여 주셨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이의 죄를 용서해주시며 받아주셨고, 지금 역시 우리의 그 많고 큰 죄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기회를 주면서 당신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이 주님의 길을 따르는 사람이 바로 오늘 복음을 통해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소금과 빛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소금만을 즐겨 먹는 사람은 없습니다. 음식에 간을 맞추기 위해서 소금을 넣는 것이지, 소금 자체를 음식이라고 내놓지 않습니다. 소금은 이렇게 함께 할 때 그 소중한 가치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짠맛이 싫다고 소금이 자신의 짠맛을 포기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어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것입니다.

빛 역시 빛 자체만으로는 그 의미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둠으로 어떤 사물이 보이지 않을 때, 이 사물을 환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빛입니다.

이처럼 함께하면서 그 소중함이 더욱더 드러나는 것이 소금과 빛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함께하는 데 필요한 판단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자기의 뜻과 생각만이 옳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받아들이는 판단입니다.

때로는 정확한 판단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함과 피곤함을 가져다주는 판단이 된다면 절대로 안 됩니다. 모두를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는 판단이 될 때,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하느님을 따르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사람들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됩니다.

지금 나의 판단을 점검해 보십시오.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주님의 판단을 따르고 있습니까? 그래서 내 이웃과 함께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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