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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21 조회수 : 333
과거는 힘이 셉니다. 그래서 과거의 휘둘림에 한 대 맞으면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과거는 제자리에 있을 뿐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과거는 지금 현재에도 자신의 힘을 과시합니다. 어쩌면 미래에도 그 힘의 위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4월 15일. 제 어머니께서 하늘 나라로 떠나셨습니다.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언젠가는 이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만, 솔직히 어머니 잃은 슬픔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남들 앞에서는 어떻게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펑펑 흘리게 됩니다. 

분명 과거의 일회성 사건이지만, 지금도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어떤 쪽으로 그 힘을 발휘시키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저의 글과 강의를 사랑해주셨습니다. 언제나 제가 쓴 글을 읽으셨고, 이를 위해 컴퓨터도 스스로 독학하셨습니다. 이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것을 하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이렇게 움직입니다. 또 자라고 변하고 몰라보게 달라집니다. 주님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천 년 전 이 땅에 오신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마음에 따라 움직이며 자라고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님은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 움직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말씀으로 주님께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주십니다. 즉,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심판 날에 우리 의지의 숨겨진 양심이 드러날 것이고, 지금은 흐리게 보이는 것들이 모두에게 드러나게 된다고 하시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박해자들의 위협이나 모략 또는 그 힘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육신을 죽이는 자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영혼을 죽일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육신은 영혼이 없으면 죽고, 영혼은 하느님이 없으면 죽는다.’라는 성 아오스딩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육신의 죽음을 슬퍼할 것이 아니라 죄를 슬퍼해야 합니다. 죄로 인해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귀한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이 귀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단순히 주님을 안다고 말로만 고백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 모습이 과거의 주님을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 움직이는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삶을 통해서 우리는 주님의 하느님 나라 초대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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