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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23 조회수 : 344

자신이 사는 자리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남들과 비교를 통해 자신의 어렵고 힘듦을 하소연하기에 급급합니다. 더군다나 세상의 삶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에 대한 만족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가 멋지고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지금을 바라볼 때입니다.

언젠가 외국에 나갔다가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제 자리가 창가라서 창밖을 볼 수가 있었지요. 구름 위를 비행할 때에는 너무나 멋졌습니다. 매일 볼 수 있는 구름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었지요. 그리고 착륙할 때에 보이는 도시의 모습 역시 너무나 멋져 보였습니다.

이 새로운 시점은 풍경에 질서와 논리를 부여했습니다. 잘 짜인 도로도 하나의 선으로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새로운 시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내가 사는 자리에서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주님께서는 새로운 시점으로 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세상의 시점과 매우 다릅니다. 나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생각하고 이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에 머무를 수 있는 참 행복의 길로 안내해줍니다.

이 새로운 시각을 위해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을 이렇게 요약하셨습니다. 이는 다르게 표현하면 “하느님께서 너희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바란다면”이라는 전제가 들어있습니다. 남에게 먼저 해 줄 때, 우리 역시 원하는 것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함을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라는 표현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길은 물론 좁고 어려운 길입니다. 그만큼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직 몸은 이 세상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멸망으로 이끄는 넓은 문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아주 비좁습니다. 우리의 의지와 노력을 통한 실천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키울 수 있도록 철저히 노력해야 합니다. 좁은 문이라고 해서, 내게 가장 좋은 것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가장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이 길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랑이라는 새로운 시각에 항상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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