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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25 조회수 : 349

지금 결혼식장에서 결혼하는 신랑·신부에게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행복하겠다.”

결혼으로 인해 행복해질 것이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 발표를 보면 기혼자나 미혼자나 상관없이 행복도는 비슷하다고 합니다. 또 거액 복권에 당첨된 사람을 향해서도 “행복하겠다.”라는 말을 하지요. 하지만 이 역시 당첨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음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행복은 결혼으로, 돈으로, 그 밖에 나의 바람을 채우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행복을 손에 얻는 포인트는 어떤 관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이 선택한 사람과 어떤 관계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결혼하는 순간, 거액 복권에 당첨된 순간의 행복도는 물론 높습니다. 그러나 이는 지속하는 행복이 아닙니다. 익숙해지고 일상이 되면서 행복도는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가 되고 맙니다.

주님과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요? 그분이 익숙해져서는 안 됩니다. 늘 특별한 존재로 특별한 관계를 맺는 특별한 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하고, 주님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그분 뜻을 실천하면서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만나는 주님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진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세계 유일의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단순히 ‘통일’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는 날일까요? 통일이 되면 그냥 우리나라의 번영을 이루면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먼저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원수지간이 되어서는 통일이 되어도 결코 행복할 수가 없음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베드로의 용서에 관한 질문에 대한 예수님 말씀이 크게 와닿습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상대방을 특별한 존재로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용서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동족 간의 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분단 역사도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인간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형제들의 일치와 화합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세 위격이 하나를 이루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이시기에 우리 역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한다면 분명히 들어주십니다. 이 믿음을 갖고 오늘 하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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