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태8,2)
'나병 환자의 믿음!'
'그리고 나의 믿음?'
마태8,2의 말씀은 예수님께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보인 나병 환자의 외침입니다.
이 외침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후 시작된 예수님의 공생활은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시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으로부터 치유받은 많은 병자들의 공통점은 오늘 나병 환자가 보여준 모습처럼 예수님께 대한 전폭적인 신뢰, 곧 저 분이야 말로 나를 꼭 낫게 해 주실 분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로 향해 있는 나의 신뢰, 나의 믿음은 어떠한가?
오늘 독서는 이스라엘 왕국의 멸망에 이어 유다 왕국이 멸망함으로써 예루살렘이 완전히 파괴되는 모습과 바빌론으로의 유배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계시의 중요한 원천인 구약과 신약성경 전체 73권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하느님을 떠나면 죽음이고, 하느님 안에 머물면 산다는 메시지입니다.
기원전(BC) 587년에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이 완전히 멸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들이 하느님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의 신뢰를 그들 스스로 무너뜨렸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의 본질은 나와 하느님과의 신뢰관계, 곧 믿음의 관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살려면, 하느님과의 신뢰관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합니다. 하느님 만이 나를 살 수 있게 해 주실 분이시라는 확고한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삶의 자리에서 늘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그것이 진리이니 인내심을 갖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애쓰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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