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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8일 _ 기정만 에제키엘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28 조회수 : 358

“그리스도인 = 받아들이는 사람”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는 하느님의 부름에 응답함으로써 하느님을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입문성사인 세례성사에서 제일 먼저 거행되는 예식은 “예비 신자로 받아들이는 예식”입니다. 이 예식 안에서 주례자는 “여러분의 삶을 하느님께 맡기면서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라며, 세례자의 결심을 요청합니다. 삶을 하느님께 맡기는 사람은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곧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마태 10,40)인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예수님과 하나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하느님을 위하여 살아갑니다. 세례로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는 바로 예수님을 받아들임으로써 예수님과 하나 되어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세례 성사’로 우리는 성령을 받아들여 성령의 궁전이 됩니다. 특별히 ‘성체 성사’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받아들입니다. ‘고해 성사’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들여 그분과 화해합니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성사로 우리는 이처럼 하느님을 받아들임으로써 거룩한 사람이됩니다. 이러한 성사는 단순한 예식 거행이나 참여가 강요된 제도적인 형식을 넘어서서, 우리 자신의 온 삶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여 그분의 거룩한 자녀가 되고, 우리가 받아들인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거룩한 자녀로 살아가도록 이끕니다.

곧 하느님을 받아들임은 전례 안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이들 가운데 한사람에게 그가 하느님의 제자라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로 살아가는 이야말로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사람, 바로 그가 참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 안에서 만나는 이웃 형제자매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그들을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하느님을 받아들인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용서와 화해, 위로와 치유, 평화와 용기를 주시는 것처럼, 하느님을 받아들인 우리도 이웃을 하느님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받아들이라는 예수님의 간절한 요청을 기억하며, 일상 안에서도 이웃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먼저 아무것도 아닌 우리를 하느님께서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셨음에 감사하도록 합시다. 먼저 받아들여진 우리가 이제는 우리이웃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여야 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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