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태9,17)
'다시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마태9,14-17)에서 말씀하시기를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서는 안 되고, 새 포도주는 헌 가죽 부대가 아닌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새 천 조각'이나 '새 포도주'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 나라에 관한 복음과 새 가르침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헌 옷'이나 '헌 가죽 부대'는 그동안 통용되어 왔던 유다교의 가르침과 종교적 관행을 상징합니다.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는데, 중국 고대 은나라의 탕이라는 임금이 자신의 마음을 수양하기 위해 목욕 대야에 새겨놓았던 글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몸을 씻듯이 매일매일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하느님은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제대 위에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오시고, 성경을 통한 말씀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우리는 어제의 하느님도 아니고, 내일의 하느님도 아닌, 오늘 하느님, 곧 오늘 내게 오시는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제와 내일의 모습이 아닌, '오늘의 모습으로' 내게 오시는 하느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신앙인의 삶'은 '일일신우일신'하는 삶인 '회개의 삶'이며,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단식의 참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마태9,14)
요한의 제자들이 던진 이 물음에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는 동안에 어떻게 단식할 수 있냐?'고 그들에게 되물으십니다.
신랑이신 예수님,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께서 오늘도 내게 오십니다. 오시는 예수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날마다 '일일신우일신'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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