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순교자 대축일
고통과 인내로 희망을 추구하는 삶
[말씀]
■ 제1독서(2역대 24,18-22)
제1독서는 기원전 9세기 말경 남 유다의 요아스 왕 시대에 있었던 의로운 사제 즈카르야의 순교 이야기를 전한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저버리고 가증스러운 우상숭배에 빠져 있던 요아스 왕과 신하들을 거슬러 즈카르야는 그들을 하느님께 돌아오게 할 목적으로 죄를 고발하고 응벌을 선포하나, 결국 예언자다운 이 모습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그러나 즈카르야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주님께서 굽어보시고 갚으시리라”는 마지막 말을 남김으로써 의로우신 주님께 대한 신앙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 제2독서(로마 5,1-5)
율법을 따랐으니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현세적 상선벌악 개념으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해하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의인의 고통이라는 현실적 괴리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겠는가?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무상으로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믿음으로 당신을 받아들이기를 촉구하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이 현실적 괴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랑의 샘이신 성령의 도움으로 참 신앙인은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할 줄 아는 용기와 지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복음(마태 10,17-22)
맡겨진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며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도들에게는 하느님의 능력 즉 성령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성령은 사도들을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고, 단순하면서도 신중한 봉사자로 이들을 성장시켜 나가셨기 때문이다. 단순함을 통하여 사도들은 자신들의 편협한 뜻이 아닌 주님의 위대한 뜻을 찾아 실천에 옮길 수 있었으며, 신중함을 통하여 주님의 뜻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느님의 자녀 되는 길은 이처럼 성령의 은총으로 단순함과 신중함을 갖추는 일이다.
[새김]
■ “두려워하지 마라, 나 너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은 성경의 하느님께서 당신이 택하시고 부르시고 파견하신 사람들에게 늘 건네시는 약속의 말씀이며, 성경의 사람들은 이 말씀을 온전히 믿고서 맡겨진 사명에 충실할 수 있었고, 이 믿음의 역사는 오늘날까지 교회 안에서 찬란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명 수행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이들은 의심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으며, 그 가장 가까운 모범적인 예를 우리는 이 한국교회를 순교의 피로 다져나가신 수많은 순교자들, 특히 첫 방인 사제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에게서 찾는다.
■ 오늘 우리는 한국천주교회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기념한다. 사제서품 후 1년이 조금 지나 찾아온 순교의 영광에 이르기까지 김 신부님이 보여주신 사제의 삶은 단순함과 신중함으로 이어진 삶이었다. 단순함으로 주님의 뜻만을 찾아 실천하는 열정을 간직할 수 있었으며, 신중함으로 가장 탁월한 사목자로서의 길이 순교에 있음을 확신하고 고귀한 피를 흘려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신 이 교회를 다져 놓으신 분이다. 이 땅의 모든 사제들이 김 신부님의 모습을 따라 성인사제 되도록 기도하자.
교우 여러분, 우리 신부님들이 성인사제로 살아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