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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06 조회수 : 349

지난 3월, 코로나 19로 세계가 시끄러울 때, 성지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봉안당 시설과 지하 성당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사를 하면서 자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설계도면입니다. 이 설계도면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설계도면과 똑같이 공사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 설계도면만으로는 완성된 모습을 제대로 상상하기가 힘들더군요. 내부 실내장식을 하나씩 하면서 점점 완성된 모습이 만들어져 갑니다.

주님을 알아가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도 몇 차례 하고, 성경을 조금 읽었다고 해서 주님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주님을 알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행했을 때, 조금씩 주님과 가까워지면서 또 주님에 대해 선명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최종 목적지라는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두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죽어가는 소녀를 살리시고,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진 부인의 치유입니다. 아픈 이가 온전하게 되고, 죽은 이에게는 생명이 돌아옴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특별히 혈루증을 앓고 있는 부인의 모습에서 머무르게 됩니다. 혈루증을 앓고 있었던 열두 해라는 시간을 보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아마 병으로 자신의 몸이 힘든 것을 떠나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기가 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병을 죄의 결과라고 생각했던 때였기에, 더군다나 피를 흘리는 부정한 병을 가졌으니 사람들이 보여주는 경멸의 시선이 얼마나 힘들고 두려웠겠습니까?

그래서 사람들 곁에 가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큰 용기가 있어야만 했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죄 많은 여인이라면서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조차 자신을 죄인이라면서 공개적으로 비난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용기를 내어 주님께 몰래 다가섭니다. 믿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자신을 보살펴 주실 것이라는 믿음, 다른 사람들처럼 비난하기보다는 이해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 죄인의 삶이 아닌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 내게도 가능하다는 믿음…….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 9,22)

믿음은 자신 없는 상황에서도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주님께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을 합니다. 이 부분은 주님의 몫이 아닌, 우리의 몫인데 말입니다.

용기를 내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이 용기를 통해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으며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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