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보나벤뚜라 주교 학자 기념일>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마태11,26)
'철부지들!'
예수님께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부르듯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드러나지 않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기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은 누구를 가리킬까?
일단 율법 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이 떠오릅니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 그 앎으로 너를 판단하고 단죄한 이들이 떠오릅니다. 그들은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자기가 무엇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합니다."(1코린8,2)
왜냐하면 오늘 복음이 전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에게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드러나 있지 않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드러나 있는 철부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철부지들은 하느님을 아버지, 아빠라고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철부지들은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아니라, 악에 물들지 않아 지금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철부지들은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철부지들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자기비하, 곧 자기비움을 통해 단순성 안에서 하느님을 뵈옵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기억하는 성 프란치스코의 형제요 제자인 성 보나벤뚜라도 철부지입니다.
성 보나벤뚜라는 "그리스도께서는 길이요 문이시다. 우리를 위로 오르게 하는 사다리요 운반해 주는 수레다."라고 말하면서, 성 프란치코처럼 그의 온 존재가 단순하게 예수 그리스도께로 향해 있었던 철부지입니다.
철부지들이 됩시다!
하느님을 안다고 떠들어 대는 '헛똑똑이들'이 되지 말고 철부지들이 됩시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을 만납시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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