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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16 조회수 : 359

어떤 학생이 수능이 끝난 후에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자신의 자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상담사가 왜 자살을 시도했느냐 물으니, 자신이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도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 죽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행복이 수능 잘 보는 것으로 단정을 짓는 것이었지요. 수능을 망쳤으니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없고 그래서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진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괴로운 상태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수능을 잘 보지 못했어도 우리 각자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역할은 단지 수능을 잘 보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수능이라는 것은 소중한 ‘나’를 만들기 위한 수많은 과정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얼마 전에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문구류가 있었습니다. 좋은 문구류인데 서랍을 열어서 사용하지 않다 보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서랍 구석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능력도 이렇게 서랍 속에 갇혀 있던 문구류와 마찬가지는 아니었을까요?

주님께서는 우리의 능력을 믿어주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도 잘 알고 계십니다. 충분히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한다는 것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다시금 힘이 될 수 있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마태 11,28)

정말로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향해서 내게 오라고 할 수 있습니까? 도저히 개선이 안 될 것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향해 내가 도와주겠다고 오라고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라고 초대하신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충분히 배울 수 있으며, 충분히 고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충분히 하느님의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충분한 능력과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랍 속에 두고서 사용하지 않은 좋은 문구류처럼, 단지 아직 그 힘이 사용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주님께로 가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멍에는 편하고, 주님의 짐은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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