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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26 조회수 : 352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죽을 때까지 갖가지 병을 앓으면서도 곡식과 채소로 된 음식만을 그것도 아주 조금씩밖에 들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의 병은 점점 악화하였지요. 그래서 곁에서 간호하던 형제들이 성인의 건강을 염려해서 몰래 음식에 약간의 고기를 넣어서 요리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설교하던 광장에 군중을 모이게 한 다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세속을 떠나 형제회에 입회하였으며 형제들을 인도하는 저를 보고 거룩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고백합니다만, 저는 아프다는 핑계로 고기와 그 국물을 먹었습니다.”

자신이 원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느님과의 약속이기에 이렇게 고백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아는 일을 사람에게 숨기지 않는 성인의 솔직함과 겸손함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아시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솔직하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거짓된 말을 하는 것이 지금 우리 모습이 아닐까요? 그래서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과 이기심에 휩싸이고 맙니다.

사람에게 솔직한 사람이 하느님께도 진정으로 솔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과연 하느님께 솔직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솔직한 삶을 살아야만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는데 말이지요.

‘하늘 나라’라는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이것을 사들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 기울입니다. 밭을 사야 한다면 가진 것을 다 팔아서 밭을 사고, 진주를 사야 한다면 역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해서 진주를 삽니다. 이처럼 ‘하늘나라’는 모든 것을 다 처분해서라도 반드시 들어가야 할 곳임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무엇이었고, 지금 하는 최선은 무엇입니까?

이 노력과 최선이 바로 하느님께 솔직한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를 드러내는 삶이 아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남들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남들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미리 뽑으신 이들을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로마 8,29)라고 말씀하시지요. 우리가 모두 주님과 같은 모상으로 창조되었고, 그 힘으로 주님의 모습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 앞에 솔직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1열왕 3,5)라고 하느님께서 솔로몬에 질문했을 때, 솔로몬은 지혜를 청했습니다. 여러분은 과연 무엇을 청하시겠습니까? 솔직하게 대답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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