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님은 폭풍 속에서도 끝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마태오 복음 14장 24절)
칠흑같이 어두운 밤, 갈릴래아 호수 한 가운데서 높은 파도에 쉼없이 흔들리고 있는 작은 배 한척! 어쩌면 바로 오늘 우리 교회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교회 깊숙히 들어가면 갈수록 교회 공동체가 안고 있는 미성숙과 부족함, 적나라한 실상과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교회 공동체를 향한 비난의 화살들을 인정사정없이 날립니다.
속수무책으로 화살들을 맞고 있노라면 깊은 슬픔과 회의감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안정되고 평화로워야지, 저렇게 쉼없이 흔들려도 되는 것인가?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이 다들 잘 익은 밀알처럼 튼실해야지, 쭉정이나 가라지처럼 저렇게 칙칙하고 울적해도 되는 것인가?’
위기감이 증폭되면 목소리는 더 커집니다.
‘이제 교회는 끝났어! 교회는 밑천을 다 드러냈어!
이제 배에 물이 가득 차서 거의 침몰 직전이라니까!’
그러나 우리 교회 공동체는 크게 흔들리고 요동치면서도 침몰하지 않고 2천년 세월 동안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아마 계속해서 불안불안하겠지만 결코 침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 이유?
배 심층부 한 가운데는 심한 파도에도 중심을 잡아주는 안전 장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좌우로 크게 흔들릴 때 침몰될까 다들 두려워하지만 복원력의 근원인 안전장치로 인해서 다시금 배는 중심을 잡습니다.
배 상층부 갑판 위로 올라가보면 흔들릴때 마다 꼭 붙들라고 안전장치인 난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배가 기우뚱할때면 만사제쳐놓고 난간을 꼭 붙드는 것이 상책입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라는 배 안에도 흔들릴때 마다 꼭 붙들 수 있는 영원한 안전 장치가 있습니다.
든든한 선장이기도 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께서 교회 공동체 안에 항상 현존하시는 관계로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가 크게 요동칠 때에도 너무 불안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 가장 밑바닥에서 중심을 잡고 계시는 복원력의 기초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안전장치를 꼭 붙들어야겠습니다.
교회란 나를 포함해서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들로 구성된 공동체이자 주님 품안에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 전까지 근본적으로 휘청거리며 흔들리는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주님 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느껴지면,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교회 공동체에 편입되고 나서 실망과 허탈을 느끼면 그것은 자연스런 모습입니다.
교회란 오늘 복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폭풍을 헤쳐 나가는 조각배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흔들릴 때 마다 서로의 손을 꼭 잡는 일, 그것처럼 중요한 일은 다시 또 없습니다.
인간은 왜 두려워합니까?
사랑하는 대상을 잃어버릴까봐 늘 두려워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이 떠나 버릴까봐 늘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럴 필요가 없겠습니다.
때로 주님께서 안 계신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느낌은 순전히 우리 인간 측의 착시현상입니다.
우리의 주님은 폭풍 속에서도 끝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내 아비 내 어미가 나를 버릴지라도 주님만은 절대로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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