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한 회사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현재 유명한 디지털카메라 회사를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최초로 이를 발명한 회사는 카메라 필름으로 유명한 ‘코닥’입니다. 1회용 카메라를 처음 발표한 회사도 ‘코닥’으로, 카메라의 대중화에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여기에 디지털카메라까지 처음 발명했고, 미 우주항공국 나사에 납품해서 우주에서도 사진을 찍도록 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2012년 1월 19일, 끝내 파산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필름 그 자체를 상징하는 전설적인 회사가 파산했던 이유는 끝까지 필름만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디지털카메라라는 신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기술이 필름 시장을 잠식할까 봐 기술을 서랍 깊숙이 처박아 둔 것이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입니다. 우리 각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따라갈 수 없어 뒤처진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과거나 현재나 그리고 미래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말씀입니다. 한순간에만 적용되는 말씀이 아닌, 계속해서 그 시대에 맞게 활동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의 틀에 매어만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물 위를 걷는 기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적은 참으로 인간이시며 동시에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분이 물 위에서도 땅 위처럼 걸으실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파도에 시달리고 있는 제자들을 구하러 서둘러 가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자들을 훈련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새롭게 다가오는 어려움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만 하실 뿐이었습니다.
담대한 베드로조차 육신의 나약함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물에 빠집니다. 그러나 그는 소리를 치며 주님께서 구해주시기를 청하지요. 이 외침이 바로 ‘회개의 신음’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어렵고 힘들 때, 우리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안 될 때는 주님께 매달려야 합니다. 할 만큼 해봤다면서 포기하고 좌절 속에 빠지는 것은 주님께서 원하는 모습이 아님을 잊지 마십시오.
제1독서의 “주님 앞에 서라.”는 말씀에 머무르게 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믿음의 우리가 될 때,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삶을 계속해서 누릴 수 있습니다.